인천광역시는 화학물질 취급 시설의 오주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해 공공부문에서 도입한 ‘화학사고 안전신호등’ 사업을 올해부터 민간 사업장으로 확산한다.
인천시, ‘화학사고 안전신호등’ 민간 사업장으로 전면 확대
화학사고 안전신호등은 화학물질별로 고유 색상을 지정해 저장탱크부터 배관, 밸브, 주입구까지 일관되게 적용하는 시각적 식별 체계다. 여기에 물질별 전용 연결장치를 더해 작업자의 순간적인 착오가 실제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작업 환경 자체를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인천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오주입 사고들이 계기가 됐다. 당시 공촌사업소와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총 2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인천시는 사고의 원인을 작업자 개인의 부주의가 아닌 시설 환경의 한계로 분석했다.
실제 2014년부터 최근까지 인천에서 발생한 화학사고 49건 중 시설 결함과 안전기준 미준수가 93.9%를 차지했다. 특히 2025년에는 8건의 사고로 1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치는 등 인명 피해가 가중되는 추세다.
현장의 표시 체계가 사업장마다 제각각인 점도 문제였다. 탱크에는 물질명이 적혀 있어도 배관이나 주입구에는 정보가 부족해 숙련된 작업자조차 혼동할 위험이 컸다. 이에 시는 직관적인 식별 체계 도입을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차아염소산나트륨은 초록색, 황산알루미늄은 파란색, 수산화나트륨은 노란색으로 구분한다. 또한 연결구의 규격을 다르게 하는 전용 커플링을 적용해 색상을 잘못 보더라도 물리적으로 연결이 불가능하도록 이중 차단 장치를 마련했다.
지난 2025년 9월 17일부터 11월 6일까지 인천환경공단 13개 사업장 내 103개 시설에 대한 전수 점검 및 개선 작업을 완료했다. 시는 탱크 주변 안전자료 비치와 회전경고등 설치 등을 통해 공공시설의 안전을 먼저 강화했다.
올해 7월 20일 관내 사업장을 대상으로 안내를 시작한 인천시는 희망 업체를 대상으로 현장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한다. 전문가가 방문해 오주입 위험 구간을 분석하고 색상 표시와 연결장치 적용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향후 시는 2027년까지 민간 현장의 적용 결과를 축적해 업종·시설별 표준 가이드라인을 정립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인천에서 실증된 예방 모델을 국가 화학물질 안전관리 정책으로 반영하도록 중앙정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윤은주 시 환경안전과장은 “화학사고 안전신호등은 작업자에게 더 주의하라고 요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람이 순간적으로 착각하더라도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작업환경과 안전관리체계를 함께 개선하는 정책”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과장은 “공공시설에서 시작한 현장 실증을 민간사업장으로 확대하고, 인천의 경험이 국가 화학물질 안전관리의 새로운 표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 마련과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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