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내 지방간 환자 상당수가 건강검진으로 질환을 발견하고도 후속 진료나 정밀검사를 받지 않고 있으며, 당뇨·비만 등 고위험군에서도 간 섬유화 검사율이 10명 중 1명 수준에 그쳤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국내 지방간 질환 진단 이후 사후 관리 실태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한양대학교 전대원 교수 연구팀과 공동 수행한 ‘국내 지방간 환자의 치료 연계 및 가이드라인 이행 실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성인 1만2946명을 대상으로 전국 단위 웹 기반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지방간 질환(SLD)이 있다고 응답한 3064명 가운데 연령과 성별 등을 고려해 최종 1000명을 선정해 분석했다.
연구 결과 지방간 환자의 79.9%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것이 아니라 건강검진 과정에서 우연히 질환을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의료기관을 방문해 후속 진료를 받은 비율은 57.7%에 그쳤고, 42.3%는 진단 이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진단 후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로는 “지방간이 심각한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41.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고 믿어서”와 “의료진으로부터 추가 검사나 사후 관리 권고를 받지 못해서”가 각각 23.9%로 집계됐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가 지방간을 단순 증상으로 여기고 대사 이상이나 심혈관질환 위험 신호로 인식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방간 관리 핵심 검사인 간 섬유화 검사 시행률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치료 연계 환자 가운데 간 섬유화 검사를 받은 비율은 14.9%였으며, 당뇨병·비만·반복적인 간수치 상승 등 고위험군에서도 검사율은 12.1%에 불과했다.
간 섬유화 검사는 간 손상으로 인해 간 조직이 딱딱해지는 섬유화 진행 정도를 확인해 간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검사다.
연구진은 “지방간은 증상이 거의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환자는 이미 간 섬유화 위험이 높은 상태일 수 있다”며 “발견 이후 어떤 환자에게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 선별하고 실제 검사로 이어지게 하는 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간 섬유화 검사 결과 간경변 전 단계로 진단될 경우 7~10% 수준의 체중 감량과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 정기적인 간 섬유화 검사 등을 통한 지속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원호 부장은 “가이드라인 권고에도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고위험군조차 간 섬유화 검사를 충분히 받고 있지 못한 점을 확인했다”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과 사망률 감소를 위해 의료 현장에 적용 가능한 체계적 관리 경로 개선 연구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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