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 청년이 죽었다. 아들이자 동생, 친구였던 대학생이다. 그리고 그는 노동자였다.
4월 22일 이선호 씨는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 부두 내 적재물 정리 작업을 하다 개방형 컨테이너 날개에 깔렸다. 300kg 무게에 짓눌린 그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6일 평택신컨테이너 터미널 앞에서 유족들과 시민단체 등 30여명이 사망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씨는 하청에 하청을 받은 재하청 업체의 일용직 노동자였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컨테이너 작업을 진행할 시 안전관리자와 수신호 담당자 등이 동반해야 한다. 하지만 이 씨가 사망할 당시 현장에는 외국인 노동자 1명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 결과 이 씨는 안전 장비도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해당 사고와 관련해 부두 운영사 주식회사 동방 측은 "해당 업무를 지시한 적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에 따라 6일 이 씨의 유족들과 민주노총 평택안성지부, 정의당 경기도당, 경기공동행동 등은 `故 이선호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하고 평택신컨테이너 터미널 앞에서 사망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씨의 아버지는 기자회견에서 "아이가 무거운 철판에 깔려 죽어가는 상황 속에서도 현장 관리자들은 119 구조 신고보다 윗선에 보고하는 것을 우선시했다"며 "나는 내 아들을 이렇게 보내지 않겠다. 사고 원인을 밝혀내고 책임자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이 비열한 집단과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6일 평택신컨테이너 터미널 앞에서 유족들과 시민단체 등 30여명이 사망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책위는 "구의역 김 군, 태안화력발전 故 김용균, 건설노동자 故 김태규, 청년 장애인 노동자 故 김재순 등 하루 평균 노동자 7명이 현장에서 죽고 있다. 더 이상 이러한 노동자의 죽음은 없어야 한다"며 "이선호 씨의 산재사망사고 진상에 대해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대책위는 ▲주식회사 동방의 이선호 씨 사망 책임 인정과 사과 및 재발방지책 마련 ▲고용노동부 등 관계 당국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산재 사고 대비 평택항 내 응급치료시설 마련 ▲유족과 사건 정황 현장 목격자에 대한 트라우마 대응 및 평택항 컨테이너 터미널 전체 노동자들에게 트라우마 위기관리 및 지원대책을 요구했다.
한편, 대학교 3학년이었던 이 씨는 군 제대 후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평택항 용역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젊음을 만끽해야 할 청년노동자들이 이름만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나자 국회는 뒤늦게 중대재해처벌법을 통과시켰다. 이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김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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