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마약류를 빼돌려 상습 투약한 간호조무사와 이를 허위 보고한 의사가 적발됐다.
수면마취제(프로포폴, 미다졸람 등) 불법 유통 경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서울 광진구 소재 내과의원에서 의료용 마약류를 불법 반출·투약한 간호조무사 A씨와 관련 투약 내역을 허위 보고한 의사 B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간호조무사 A씨 사망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광진경찰서가 주거지에서 다량의 마약류 투약 정황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이 수사에 착수해 의료용 마약류 유통 경로를 추적했다.
수사 결과 A씨는 2025년 9월부터 사망 직전까지 약 4개월간 근무하던 의원에서 내시경 검사에 사용되는 마약류 투약량을 실제보다 부풀려 보고한 뒤, 프로포폴 98개와 미다졸람 64개 등을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빼돌린 약물은 자택에서 주사기로 상습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A씨는 마약류를 불법 투약하다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확보된 약물량은 하루 평균 프로포폴 1개, 미다졸람 0.5개를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이는 식약처 안전사용 기준을 크게 초과한 양이다. 현장에서는 사용된 주사기 130여 개와 함께 다양한 전문의약품도 발견됐다.
A씨는 마약류 취급 자격이 없음에도 스테로이드제, 항생제, 소염진통제 등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까지 불법 반출해 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의료기관 내부 관리 체계의 허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된다.
의사 B씨의 관리 소홀도 확인됐다. 마약류 취급 의료업자인 B씨는 관련 관리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간호조무사에게 맡겨 사실상 감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씨 사망 이후 재고 부족을 감추기 위해 실제 투약되지 않은 마약류를 다른 환자에게 사용된 것처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허위 보고한 사실도 드러났다.
프로포폴은 수면마취나 전신마취 유도에 사용되는 정맥 마취제로, 과다 투여 시 호흡 억제 등 치명적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미다졸람 역시 진정 목적으로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의료진의 엄격한 관리가 요구된다.
식약처는 “의료용 마약류의 허위 보고와 불법 반출은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 시스템을 통한 상시 모니터링과 수사를 강화하고,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업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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