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9일 국회에 ‘인신매매·착취방지와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안’ 제정안에 대한 검토의견을 회신했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국회에 \'인신매매 · 착취방지와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안\' 제정안에 대한 검토의견을 회신했다고 9일 밝혔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발의한 인신매매방지법은 인신매매를 협의의 ‘매매’에 한정하고 있는 형법의 한계를 넘어 인신매매 관련 범죄를 국제 기준에 부합하도록 정의하고 피해자 조기 발견·보호 체계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전 세계 인신매매 피해자는 4000만명으로 1000명당 5.4명꼴로 발생하고 있으며, 인신매매 시장은 연간 약 170조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2014년 ‘염전 섬노예 사건’같은 사례가 발생하고 있지만, 인신매매가 아닌 단순 임금 체불로 처리되는 실정이다.
인권위는 인신매매방지법이 ‘현대판 노예제’라는 심각한 인권침해에 대해 “인신매매 피해자에게는 마땅한 지원과 보상을 받아야 하는 권리가 있다”는 국가의 피해자 보호 의무를 법제화하는 취지의 안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인신매매 개념을 ‘착취’를 목적으로 위법적인 ‘수단’을 사용해 사람을 이동시킨 ‘행위’로 정의하는 국제 기준을 반영해, 피해자 보호 체계와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려는 총괄적인 인신매매피해자보호법이라고 봤다.
다만 인권위는 해당 법안이 유엔인신매매방지의정서의 인신매매 개념에 해당하는 모든 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인신매매는 피해자의 자발성을 유도해 노예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 경우 한국의 형사법률이 무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인권위는 유엔인신매매방지의정서에서 정의하는 인신매매에 착취목적·수단·행위라는 개념 지표가 포함돼 있는데, 법안이 ‘착취’만 선택해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용어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 밖에 인신매매 피해자 식별의 판단 주체와 보호를 위한 절차에 대한 내용을 법률안에 명확히 규정할 것, 노동 분야 공무원을 대상으로 인신매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피해자를 식별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할 것 등의 의견을 회신했다.
김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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