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거장들, 광활한 음의 평원을 달리다!

최윤식 기자

등록 2014-07-02 10:53

6개월 만에 조우하는 지휘자 최희준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여전한 호흡,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이는 김수연의 열정과 낭만!

2014년, 러시아의 두 낭만 거장 차이콥스키와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세계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끌어낸 <아람누리 심포닉 시리즈>가 지적인 카리스마의 지휘자 최희준이 이끄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그리고 차세대 거장 바이올리니스트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김수연의 무대로 올해 일정을 마무리한다.

최희준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지난 2011년 <아람누리 심포닉 시리즈>의 런칭 당시부터 꾸준히 초청돼 <하이든 vs. 모차르트>, <베토벤 vs. 브람스>, <슈베르트 vs. 멘델스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와 해마다 깊어지는 사운드, 고른 앙상블로 관객들의 폭넓은 지지와 신뢰를 받아 왔다. 특히 유료관객 점유율을 매년 평균 10%씩 상승시키는 저력을 과시하며 음악팬 층을 넓혀왔다.

이번 공연은 최희준의 예술감독 임기가 만료된 2014년 1월, 많은 이들의 아쉬움 속에 서울에서 눈물의 고별 무대를 펼치며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신 지휘자와 연주자들이 6개월 만에 다시 만나 못다 이룬 음악적 성취를 선보이는 자리가 될 예정이어서 이들의 호흡을 그리워한 관객들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최희준의 예술감독 재임시절, 러시아 작곡가들의 대작을 담백하면서도 힘 있는 사운드와 정교하게 다듬어진 앙상블로 표현해내며 호평 받았던 코리안 심포니가 옛 수장과 함께 더욱 깊이있는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차세대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중 단연 선두주자로 꼽히며 음악을 대하는 진지한 자세와 무게감있는 행보를 이어온 김수연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협주곡을 연주하며 그간의 학구적인 이미지와는 다른 서정성을 유감없이 발휘할 예정으로 전문가를 비롯한 음악 애호가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는 라흐마니노프의 작곡 양식이 절정에 이를 무렵의 걸작으로, 그가 남긴 3개의 교향곡 가운데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꼽히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제2번’이 연주된다. 라흐마니노프의 예술적 전성기를 대변하고 있어 ‘거인의 교향곡’이라고도 불리는 이 작품은 1907년 독일 드레스덴에서 작곡됐고, 1908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에서 작곡자의 지휘로 초연됐다. 당시에는 크게 인정받지 못했지만 작곡자 사후 30여 년의 시간이 흐른 1973년에 앙드레 프레빈이 지휘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이 곡을 삭제 없이 전곡 연주하면서 재평가를 받아 지금의 찬사를 누리고 있다. 특히 3악장의 강렬하면서도 러시아적인 애수와 낭만적인 선율이 백미다.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베토벤, 브람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함께 세계 3대 혹은 4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평가받는 명곡이다. 차이콥스키는 30대 후반이던 1878년, 결혼 석 달 만에 파경을 맞은 후 그 상처를 달래기 위해 요양 차 머물렀던 이탈리아와 스위스 등에서 이곡을 작곡했다. 그는 이곡을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에게 헌정하려 했으나, 연주불가라는 답을 듣고 이어 당대 최고 바이올리니스트 레오폴드 아우어에게 다시 부탁했으나 역시 거절당했다. 마지막으로 아돌프 브로츠키에게 부탁해 1881년 빈에서 초연을 했지만, 평가는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이 곡의 진가를 알게 된 브로츠키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연주를 했고, 결국 작품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 내, 나중에는 이 곡을 거절했던 아우어마저도 자주 연주하게 됐다. 작품에 나타나는 광포한 리듬과 열정적인 끝맺음 등은 러시아 외의 유럽 작곡가들에게서는 발견하기 힘든 러시아만의 독특한 민족 색채다.
 
1악장에서는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바이올린의 화려한 테크닉, 오케스트라의 야성적인 외침과 짜릿한 쾌감이 느껴지고, 2악장에서는 풍부한 선율 속에 슬라브적인 정서가 물씬 풍긴다. 자유로운 소나타형식의 3악장은 열정적인 리듬의 축제로 분위기가 전환되면서 환희에 찬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의 총주로 끝맺는다. 협연자는 하노버 국제바이올린 콩쿠르와 레오폴드 모차르트 콩쿠르에서 1위를 한 실력파로, ‘진심이 담긴 연주’를 화두로 섬세하고 깊이 있는 해석을 보여주는 차세대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이다. “음악의 본질은 서로 마음을 나누는 것”이라는 철학을 가진 그는 지난 5월에 재능 기부 취지로 출연료를 전액 기부하고, 관객들로부터 자발적인 성금을 모으는 자선 음악회 성격의 무대에 서는 등 음악을 통한 나눔을 적극 실천하고 있기도 하다. 세계 최고의 클래식 레이블인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다수의 음반을 발매하며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김수연은 이날 공연에서 최희준 지휘자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환상의 호흡으로 더없이 강렬한 무대를 선보인다.

한편 이날 공연은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예프게니 오네긴’ 환상곡 중 ‘폴로네이즈’로 문을 연다. 오페라 제3막 중 제1장에 나오는 이 곡은 워낙 많은 사랑을 받은 덕분에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화려하고 풍성한 선율의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아람누리 심포닉시리즈>는 하이든(1732-1809)부터 쇼스타코비치(1906-1975)까지 14명의 작곡가를 중심으로 200여년 교향악의 발전사를 다루는 중장기 프로젝트로, 지난 2011년 시작돼 오는 2017년까지 이어진다. 매년 공연에 임하는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의 수준높은 연주와 일부 인기작에 치중되지 않은 폭넓은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차이콥스키와 라흐마니노프에 이어 2015년에는 국민악파의 선두주자 드보르자크와 시벨리우스의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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